조회 수 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등산 중 종종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 산을 가볍고 빠르게 달려가는 사람들. 걷기에도 힘들고 버거운 산을 힘차게 뛰어가는 그들을 보면, 왠지 다칠 것 같아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 나도 한번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은연중 들기도 한다. Trail Running 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마라톤처럼 잘 포장된 길이 아닌 산길, 둘레길, 해안, 사막 등 자연의 트레일을 달리는 아웃도어 스포츠로 그 수요와 공급은 트레일 문화가 발달한 미국과 유럽을 필두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까지, 폭발적으로 그 외연을 넓혀가고 있는바, 나이 때문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거나, 그 격렬한 활동성에  대한 두려움에 포기해 버리는 게 보통 사람들이라면, 마라토너 이무웅(80세) 씨는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트레일 러닝을 멈추지 않는다. 젊은 시절 테니스를 즐기던 그가 손가락을 다쳐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생각해  낸 것이 달리기였다. 집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연습을 하다가 첫 공식 대회에 참석한 게 1998년 춘천 마라톤대회. 10km 단축 부문을 완주했을 때 그의 나이 56세. 그때부터 그의 험난한 마라톤 여정이 인생 2막의 전부가 되었다. 마라톤  클럽에 가입하여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60세가 넘어 처음 풀코스를 완주했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풀코스가 싱겁게 느껴져 100km 울트라 마라톤에 출전하게 되고,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참가하게 된 세계 4대 사막 마라톤대회에서 그랜드슬램(사하라, 고비, 칠레 아타카마, 남극)을 달성하는 등 지금까지 20여 차례 지구촌 극지 마라톤을 섭렵했다. 사막 마라톤은 식량과 침낭, 비상약 등 약 12kg의 배낭을 짊어지고 250km를 6박 7일간 달리는 극한 마라톤이다. 몇 년 전,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250km 산악 마라톤대회에서는 참가자 중 최고령인 그의 완주를 세계 각국의 모든 선수들이 기립박수로 축하해 주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코로나19 탓에, 2년 넘게 해외에 나가지 못하고 절치부심하던 차에 드디어 2022년 6월, 유럽 조지아에서 열리는 6박 7일 250km 트레일 러닝대회에 참가를 위해 현지로 출발한다. 그리고, 공식 확인은 거기까지. 그 이후의 후속보도나 근황은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다. 도전 실패는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 현실이 서글프다. 80세 이무웅 씨. 끝나지 않은 그의 도전에 존경과 함께 안녕을 기원한다.

         

   Missiopn Peak은 샌퍼난도 밸리 지역과 산타클라리타 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산인데도 엔젤레스포리스트 여타 산들에 비해 높이가 낮고 작으며 지역 확장성의 한계로, 타지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그라나다힐 북쪽 O’Melveny Park에서 오르는 South Routh 와 뉴홀시티 East Canyon에서 오르는 North Routh 가 있다. O’Melveny Park에서 오르는 South Routh 는 주말마다 공원파킹장에는 가벼운 차림의 인근 주민들의 차량으로 가득하다. 밸리 전지역과 멀리 다운타운을 바라보며 걷는 트레일은 왕복 5.5마일로 길지 않으나 거친 급경사로가 있고 공원을 벗어나면 그늘이 없어 더운 날씨 산행은 피하는 게 좋으나 산과 구릉에 야생화와 유채꽃이 제법 남아있는 요즘 아침 산행에는 꽤 인기있는 곳이다. 오늘 산행하는 North Routh는 트레일을 감싼 수령이 오래된 Oak Tree 가득한 시원한 숲과 푸른 초원, 노란 파피꽃, 보라색 야생화가 무더기무더기 발걸음을 잡던 야트막한 구릉 지대가 연달아 이어지며, 청량한 공기, 촉촉한 흙길 등산로가 한국의 야산같이 친근한 정겨움을 안겨준다. 주차장에서 왼쪽 개울을 끼고 들어선 등산로 초입과, 1마일여 가는 동안 4월의 잦은 폭우로 곳곳에 패인 웅덩이, 떨어진 낙석, 뿌리 드러내고 넘어진 고목 등으로, 일부 망가진 등산로가 있으나 산행에 지장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5월 들어 상승한 기온으로, 고산들의 녹은 눈이 돌발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어 아직 많은 등산로가 개방되지 않아 선택지가 많지 않은 현재, 산악회 공식 산행지로 처음 찾은 Mission Peak North Routh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으로 다음을 기약하게 한다.<*>

 

산행_1.jpg

 

산행_2.jpg

 

 


  1. 아름다움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Mt. Baldy 겨울 눈 산행-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키 155cm의 자그마한 키와 체격, 장바구니 들고 시장에서 만나도 그냥 스쳐 지나갈, 지극히 평범한 외모의 할머니. 그러나 그녀의 경력과 내공은 참으로 비범하다. 한국 여성 산악인 송귀화 씨가 2023년 12월 25일 남극 최고봉 “빈슨 매시프"(4,892m)를...
    Date2024.03.01 ByValley_News
    Read More
  2. Placerita Canyon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설악산 대청봉도 못 오른 채 에베레스트, 북극을 먼저 갔고 그래서 언젠간 겨울 설악산 폭풍 설 속에서 슬리핑백을 뒤집어쓰고 비박을 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 한 게 한으로 남았다는 재미있는 비유로 듣는 이들을 즐겁게 했던, 전 대한 산악연맹 회장이자, ...
    Date2023.12.29 ByValley_News
    Read More
  3. Big Pine Creek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2023년은 에베레스트 등정 70주년이 되는 해다. 뉴질랜드 등반가 ‘에드먼드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 등정 이후 히말라야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봄 네팔 정부는 역대 최고인 479건의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내...
    Date2023.11.30 ByValley_News
    Read More
  4. Ontario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대원-

    오랫동안 이 칼럼을 쓰며 찾아본 산악인, 탐험가 중 유독 마음이 끌리는 한 남자가 있다. 금세기의 걸출한 모험가를 꼽는다면 빠지지 않는 인물, 타고난 방랑가이자 모험가인 ‘우에무라 나오미'가 바로 그다.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메이지대...
    Date2023.08.31 ByValley_News
    Read More
  5. Oakwilde Campground via Gabrielino Trail -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LA에 거주하는 아마추어 산악인 76세의 김명준 씨. 연세대를 졸업 후, 대기업에 근무하다 서른한 살에 미국으로 이민, 갖은 고생 끝에 의류 사업가로 크게 성공한다. 여기까지가 인생 1막이라면 50세가 넘어 시작한 인생 2막은 모험과 도전으로 점철된다. 사업...
    Date2023.07.28 ByValley_News
    Read More
  6. Sanjacinto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출 생 시 탯줄이 목을 감아 뇌에 산소공급이 중단되면서 뇌성마비와 전신마비를 갖게 된 '릭 호이트' . 병원에서는 보호시설에 보내야 한다고 했지만, 아버지‘릭 호이트'는 아빠와 눈 맞추던 아기의 초롱한 눈빛을 보고 집에서 키우기로 결...
    Date2023.06.29 ByValley_News
    Read More
  7. Mission Peak via East Canyon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등산 중 종종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 산을 가볍고 빠르게 달려가는 사람들. 걷기에도 힘들고 버거운 산을 힘차게 뛰어가는 그들을 보면, 왠지 다칠 것 같아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 나도 한번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은연중 들기도 한다. Trail Run...
    Date2023.05.31 ByValley_News
    Read More
  8. Hanninger Flats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뼈암의 일종인 골육종으로 18세에 한쪽 다리를 절단하고도, 농구를 하고 지속적으로 달리기를 하던 청년 “테리 폭스". 어느 날 그는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엄청난 도전을 결심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넓은 캐나다 대륙을 가로지르는 대륙횡단 마라톤...
    Date2023.04.26 ByValley_News
    Read More
  9. Mt. Lukens -<밸리산악회> 김찬호-

    산악 기록에 공신력 있는 국제 연구진의 2022년 한 연구발표가 세계 산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히말라야 14좌를 정확히 완등한 사람은 단 3명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14좌 완등자는 한국인 8명 포함, 총 52명이다. 이 ...
    Date2023.03.29 ByValley_News
    Read More
  10. Inspiration Point -<밸리산악회> 김찬호-

    마라톤을 완주(42.195 km)한다는 건 인간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그 극한의 상황을 장시간 견뎌야 하는 고문에 가까운 종목이기에 풀코스를 완주해본 일반인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한번 산행에 평균 2파운드 체중 감소를 겪는데 마라톤 풀코스 완주 ...
    Date2023.01.30 ByValley_News
    Read More
  11. Mt, Lukens -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경남 울산 울주군에서 열리는 국제 산악영화제가 있다. 2015년 시작하여 올해까지 7회째 진행되어 해마다 40여 개국 200여 편의 산과 사람, 자연과 환경 관련 다큐, 영화들이 상영되는데 2021년 초청작인 로체(Lhotse)를 우연히 보고 느꼈던 감동이 아직도 생...
    Date2022.12.30 ByValley_News
    Read More
  12. Strawberry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청한 히말라야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에베레스트 상업 등반의 심각한 현실이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4~5월 하계 등반이 시작되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는 수백 개의 텐트가 생겨나 하나의 타운을 이룬다. 전 세계에서 온 수백 명의 등...
    Date2022.12.01 ByValley_News
    Read More
  13. MT. Hawkins -<밸리산악회> 김 찬 호 -

    한 남자가 있다. 15세 때 난독증 판정을 받고 학업을 포기하게 된 그는 엘리트 군인을 양성하는 영국 공수 특전단에 지원, 5번의 불합격 끝에 입대에 성공하나 언어장애로 인해 진급할 수 없다는 현실에 낙담, 12년의 군 생활을 정리하고 1997년 제대를 선택한...
    Date2022.10.31 ByValley_News
    Read More
  14. 존 뮤어 트레일(JMT) - <밸리산악회>김찬호-

    세계 3대 트레일을 꼽으면 많이 거론되는 곳이 있다. 캐나다의 웨스트코스트 트레일,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그리고 미서부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존 뮤어 트레일이 그것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민자로 탐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존 뮤어(1838~1914)는 그...
    Date2022.09.27 ByValley_News
    Read More
  15. Mt. Islip Via Crystal Lake -<밸리산익회> 김찬호-

    산악인 또는 모험가들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 뛰는 곳들이 있다. 히말라야, 알프스, 파타고니아, PCT, 산티아고 순례길 등, 그리고 또 빠지지 않는 의외의 장소가 있다. 알래스카의 데날리 산(Denali. 6,194m) 이다. 많은 이들이 맥킨리 산으로 기억하는...
    Date2022.09.02 ByValley_News
    Read More
  16. Mt Baldy East Route-<밸리산악회>김찬호-

    지구상에서 인간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5개 지역이 있다. 세 개의 극점(북극점, 남극점, 에베레스트)과 두 개의 극지(그린란드, 베링해협)을 일컬어 5극지라고 한다. 세계 최초로 그리고 지금까지 유일하게 5극지 탐험에 성공한 산악인이 있다. 홍성택 대장(56...
    Date2022.08.02 ByValley_News
    Read More
  17. Kelly Camp -<밸리산악회> 김찬호-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웨일즈의 최고봉을 24시간 안에 등정하는, 영국 산악인들의 통과의례, 3 피크 챌린지를 한국의 산하에 반한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후퍼가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당일 산행 등정으로 지난해 최초 시도하고 성공하면서 한국산악계에 신...
    Date2022.06.30 ByValley_News
    Read More
  18. San Gorgonio Dry Lake -<밸리산악회>김찬호-

    에베레스트에는 정상을 향한 등반 루트가 20개가량 된다. 히말라야 고봉들의 전체 등반 루트역시 셀 수 조차 없이 많은 건 당연한데 그 많은 루트 중, 에베레스트 남서벽, 로체 남벽, 안나푸르나 남벽, 이 세 곳이 가장 어려운 3대 난벽이라고 불리운다. 그 중...
    Date2022.06.02 ByValley_News
    Read More
  19. Mt Pacifico Via Three Points –PCT -<밸리산악회>김 찬 호 -

    위대한 등반가 중에서도 우뚝 서 있는 두 거인이 있다. 살아있는 전설이며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최초 완등자인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매스너"와 두 번째 완등자인 폴란드의 "예지 쿠쿠츠카". 라인홀트 매스너는 1970년 낭가파르바트에서 시작, 1986년...
    Date2022.03.31 ByValley_News
    Read More
  20. Hasting Peak -<밸리산악회>김 찬 호 -

    히 말라야 8,000m의 산소농도는 평지의 1/3로 제자리에서 숨 쉬는 것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죽음의 지대라고 불린다. 지금은 장비가 발달하고 등반 루트가 개척되면서 수많은 상업 등반대가 히말라야 등정에 나서지만, 장비가 미비했던 1990년대 이전에...
    Date2022.03.03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