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오랫동안 이 칼럼을 쓰며 찾아본 산악인, 탐험가 중 유독 마음이 끌리는 한 남자가 있다. 금세기의 걸출한 모험가를 꼽는다면 빠지지 않는 인물, 타고난 방랑가이자 모험가인 ‘우에무라 나오미'가 바로 그다.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메이지대학 산악부에 가입하면서 등산과 인연을 맺게 되고 대학을 졸업한 1964년 무작정 미국으로 떠나면서 본격적으로 세상을 떠돌게 된다. 그가 미국으로 향했던 이유는 오직, 산행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영어도 못 하고 노동허가증도 없이 호텔 청소, 접시닦이, 켈리포니아 포도 농장 노동 등으로 돈을 모아 다시 프랑스로 건너간다. 타고난 체력과 성실함으로 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스키장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그곳에서 돈을 모으면서 틈틈히 스키를 배우고 혼자서 몸블랑  정상에 오르곤 했다. 그렇게 시작된 우에무라의 모험은 거침없이 이어진다. 특기할 건 그의 모든 모험이 거의 단독 등반이라는 점이다. 극한의 지역에서 혼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정상 공격에 필요한 모든 계획을 세우고, 외롭게 한 걸음 한 걸음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대륙의 고봉들을 차례로 오른다. 유럽의 몽블랑(4,807m),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5,895m), 남미의 아콩가과(6,595m)를 단독 등정하고 그 이후에는 아마존강을 따라 6,000km를 두 달 동안 혼자서 뗏목으로 주파한다. 그런 우에무라의 단독도전도 에베레스트에서만큼은 어쩔 수 없었는지 일본산악회 원정대의 일원이 되어, 1차 정상 공격조의 임무를 맡아 결국 일본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다. 그리고 다시 혼자서 북미 최고봉 맥킨리(6,194m)를 등정해서 세계 최초 5대륙 최고봉 등정이라는 불세출의 기록을 모두 끝냈을 때 그의 나이 고작 29세였다.

   그의 모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수직의 세계에서 벗어나 수평의 세계로 눈을 돌린 그는 그린랜드 3,000km 개 썰매 단독종주, 북극권 12,000km 개 썰매 단독완주 등에 도전해서 모두 성공한다. 언제나 혼자였던, 그래서 많은 사람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에베레스트 일본 최초 등정자라는 명예를 부담스러워했고 당시의 대원들에게 내내 미안해했던, 그렇게 마음 여렸던 우에무라의 대장정은 1984년에 종지부를 찍는다. 세계 최초 맥킨리(지금은 데날리) 단독 동계 등반에 나선 그는 정상 등정에 성공한 이후 교신이 끊긴다. 그가 파놓은 얼음굴도 발견되고 몇몇 장비들도 찾았지만, 그의 시신만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짐승이라는 별명의 모험가 우에무라 나오미, 어쩌면 그는 맥킨리에서 사망한 게 아니라 지금도 지구의 오지 한구석에서 남모르게 또 다른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건 아닐까. 세계의 모든 산악인이 그의 실종을 애통해했다. 우에무라 나오미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전설이었던 인물이다.

 

   LA 카운티에서 가장 높은 MT Baldy의 가장 이웃한 산이 한인 등산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아이스하우스 캐년이다. 여기서 갈 수 있는 5곳의 트레일 중 오늘 목적지인 Ontario Peak은 등반 고도와 거리가 힘든 하루를 각오해야 할 만큼 쉽지 않은 곳이다. 주차장부터 계곡을 따라 잘 다듬어진 등산로에는 밑동 굵은 세코이야, 파인트리 울창한 숲과 아이스하우스 이름처럼 맑고 차가운 개울물이 많은 비 덕분에 풍부한 수량으로 계곡을 내달리고, 그 시원한 물소리는 발걸음을 경쾌하게 한다. 돌이 많아 다소 조심스러운 등산로 초입부는 1.8마일 지점, 쿠카몽가 야생 구역 표지판까지 이어지고 조금씩 가팔라지는 트레일 2.4마일 지점 콜롬바인 약수터에서 목을 축인 후 왼쪽으로 꺾어지며 스위치 백트레일로 들어선다. 그렇게 가쁜 숨을 몰아쉬며 땀을 뿌리면 3.6 마일 지점 시원한 바람이 일품인 아이스하우스 새들이 나온다. 여기서 나누어지는 5곳의 트레일 중 오른쪽 캘리캠프 방향으로 들어선다. 완만한 등산로 1마일 후 숲이 아늑한 캘리캠프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는 가파른 경사로가 이어지며 중간에 Bighorn Peak으로 갈라지는 지점에 표지판을 만난다. 여기서 우측으로 1마일 정도 더 올라가면, 고진감래 끝 드디어 온타리오픽 정상에 서는 기쁨을 맛본다.<*>

 

   높이;8697 피트. 등반고도; 3,760피트. 거리; 왕복 12.1마일. 난이도; 4(최고 5). 등급; 4 (최고 5)

가는 길; 118(E)-210(E)-Base line Exit 좌회전- 막히는 길에서 좌회전-첫길에서 우회전-Mt. Baldy Dr. 나오면 우회전- 터널 지나고 2마일 오른쪽 길 주차장.

 

산행_온타리오팍.jpg

 

산행_온타리오팍2.jpg

 


  1. 채널 아일랜드 산타크루즈 - <밸리산악회>김 찬 호 대원-

    섬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번잡한 도심의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일탈감을 주는 자유로움이 아닐까.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넌다는 것만으로도 해방감을 느끼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소설의 내용은 잊었어도 그 제목은 지금도 강렬히 기억한다. 삶이 ...
    Date2024.05.01 ByValley_News
    Read More
  2. 계곡 물소리에 온전히 나를씻고 Millard Canyon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한국에 한창 유행 중인 레저 문화 중에 "글램핑"이 있다.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일반적인 캠핑에 필요한 침낭, 텐트, 매트리스, 조리 기구 등을 구입하지 않고, 무겁게 운반할 필요 없이, 자연 속으로 가지 않고도 도심 가까운 ...
    Date2024.04.03 ByValley_News
    Read More
  3. 아름다움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Mt. Baldy 겨울 눈 산행-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키 155cm의 자그마한 키와 체격, 장바구니 들고 시장에서 만나도 그냥 스쳐 지나갈, 지극히 평범한 외모의 할머니. 그러나 그녀의 경력과 내공은 참으로 비범하다. 한국 여성 산악인 송귀화 씨가 2023년 12월 25일 남극 최고봉 “빈슨 매시프"(4,892m)를...
    Date2024.03.01 ByValley_News
    Read More
  4. Mt. Islip Via Crystal Lake -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황금 피켈상'이 있다. 전 세계 산악인을 대상으로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등반을 한 산악인에게 수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산악상으로, 프랑스 등반 협회와 산악 전문지 '몽테뉴"가 1991년 제정한 이 상을 수상한 산악인에게는 평생 이보다 더...
    Date2024.01.29 ByValley_News
    Read More
  5. Placerita Canyon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대원-

    설악산 대청봉도 못 오른 채 에베레스트, 북극을 먼저 갔고 그래서 언젠간 겨울 설악산 폭풍 설 속에서 슬리핑백을 뒤집어쓰고 비박을 하고 싶었는데, 그걸 못 한 게 한으로 남았다는 재미있는 비유로 듣는 이들을 즐겁게 했던, 전 대한 산악연맹 회장이자, ...
    Date2023.12.29 ByValley_News
    Read More
  6. Big Pine Creek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2023년은 에베레스트 등정 70주년이 되는 해다. 뉴질랜드 등반가 ‘에드먼드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 등정 이후 히말라야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봄 네팔 정부는 역대 최고인 479건의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내...
    Date2023.11.30 ByValley_News
    Read More
  7. 아찔한 능선 위 세상일은 잊고서 Mt. Baldy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시에라네바다 산맥은 캘리포니아 중부에서 남북으로 400마일에 걸쳐 뻗어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산맥 중 하나다. 요세미티와 세코이야, 킹스캐년 지역을 웨스턴 시에라, 위트니 론파인, 빅파인, 비숖, 맘모스가 있는 지역은 이스턴 시에라라고 부르는데 그 최...
    Date2023.11.07 ByValley_News
    Read More
  8. Mt. Pinos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현재 지구최강 등반가는 누구일까. 같은 환경, 같은 조건에서 산을 오른다면 가장 먼저 8,000m 정상에 오를 사람은 누구일까. 진부하고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지만 2023년 현재 기준으로는 네팔의 ‘사누 셰르파’(48) 가 손꼽힌다. 그...
    Date2023.10.02 ByValley_News
    Read More
  9. Ontario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대원-

    오랫동안 이 칼럼을 쓰며 찾아본 산악인, 탐험가 중 유독 마음이 끌리는 한 남자가 있다. 금세기의 걸출한 모험가를 꼽는다면 빠지지 않는 인물, 타고난 방랑가이자 모험가인 ‘우에무라 나오미'가 바로 그다.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메이지대...
    Date2023.08.31 ByValley_News
    Read More
  10. Oakwilde Campground via Gabrielino Trail - <밸리산악회>김찬호 대원-

    LA에 거주하는 아마추어 산악인 76세의 김명준 씨. 연세대를 졸업 후, 대기업에 근무하다 서른한 살에 미국으로 이민, 갖은 고생 끝에 의류 사업가로 크게 성공한다. 여기까지가 인생 1막이라면 50세가 넘어 시작한 인생 2막은 모험과 도전으로 점철된다. 사업...
    Date2023.07.28 ByValley_News
    Read More
  11. Sanjacinto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출 생 시 탯줄이 목을 감아 뇌에 산소공급이 중단되면서 뇌성마비와 전신마비를 갖게 된 '릭 호이트' . 병원에서는 보호시설에 보내야 한다고 했지만, 아버지‘릭 호이트'는 아빠와 눈 맞추던 아기의 초롱한 눈빛을 보고 집에서 키우기로 결...
    Date2023.06.29 ByValley_News
    Read More
  12. Mission Peak via East Canyon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등산 중 종종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 산을 가볍고 빠르게 달려가는 사람들. 걷기에도 힘들고 버거운 산을 힘차게 뛰어가는 그들을 보면, 왠지 다칠 것 같아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 나도 한번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은연중 들기도 한다. Trail Run...
    Date2023.05.31 ByValley_News
    Read More
  13. Hanninger Flats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뼈암의 일종인 골육종으로 18세에 한쪽 다리를 절단하고도, 농구를 하고 지속적으로 달리기를 하던 청년 “테리 폭스". 어느 날 그는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엄청난 도전을 결심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넓은 캐나다 대륙을 가로지르는 대륙횡단 마라톤...
    Date2023.04.26 ByValley_News
    Read More
  14. Mt. Lukens -<밸리산악회> 김찬호-

    산악 기록에 공신력 있는 국제 연구진의 2022년 한 연구발표가 세계 산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히말라야 14좌를 정확히 완등한 사람은 단 3명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14좌 완등자는 한국인 8명 포함, 총 52명이다. 이 ...
    Date2023.03.29 ByValley_News
    Read More
  15. Josephin Peak - <밸리산악회> 김 찬 호-

    한국 산악계에 큰 족적을 남긴 박영석 대장(1963~2011). 그의 카리스마와 친화력으로 많은 후배가 그를 따랐고 소위 박영석 사단에 합류하는 것을 열망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산악계에 박영석 사단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본인도 2011년 히말라...
    Date2023.02.26 ByValley_News
    Read More
  16. Inspiration Point -<밸리산악회> 김찬호-

    마라톤을 완주(42.195 km)한다는 건 인간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그 극한의 상황을 장시간 견뎌야 하는 고문에 가까운 종목이기에 풀코스를 완주해본 일반인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한번 산행에 평균 2파운드 체중 감소를 겪는데 마라톤 풀코스 완주 ...
    Date2023.01.30 ByValley_News
    Read More
  17. Mt, Lukens - <밸리산악회> 김찬호 대원-

    경남 울산 울주군에서 열리는 국제 산악영화제가 있다. 2015년 시작하여 올해까지 7회째 진행되어 해마다 40여 개국 200여 편의 산과 사람, 자연과 환경 관련 다큐, 영화들이 상영되는데 2021년 초청작인 로체(Lhotse)를 우연히 보고 느꼈던 감동이 아직도 생...
    Date2022.12.30 ByValley_News
    Read More
  18. Strawberry Peak -<밸리산악회> 김찬호-

    최근 넷플릭스에서 시청한 히말라야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에베레스트 상업 등반의 심각한 현실이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4~5월 하계 등반이 시작되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는 수백 개의 텐트가 생겨나 하나의 타운을 이룬다. 전 세계에서 온 수백 명의 등...
    Date2022.12.01 ByValley_News
    Read More
  19. MT. Hawkins -<밸리산악회> 김 찬 호 -

    한 남자가 있다. 15세 때 난독증 판정을 받고 학업을 포기하게 된 그는 엘리트 군인을 양성하는 영국 공수 특전단에 지원, 5번의 불합격 끝에 입대에 성공하나 언어장애로 인해 진급할 수 없다는 현실에 낙담, 12년의 군 생활을 정리하고 1997년 제대를 선택한...
    Date2022.10.31 ByValley_News
    Read More
  20. 존 뮤어 트레일(JMT) - <밸리산악회>김찬호-

    세계 3대 트레일을 꼽으면 많이 거론되는 곳이 있다. 캐나다의 웨스트코스트 트레일,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그리고 미서부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존 뮤어 트레일이 그것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민자로 탐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존 뮤어(1838~1914)는 그...
    Date2022.09.27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