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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기록에 공신력 있는 국제 연구진의 2022년 한 연구발표가 세계 산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히말라야 14좌를 정확히 완등한 사람은 단 3명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14좌 완등자는 한국인 8명 포함, 총 52명이다. 이 연구진이 20여년간 축적한 자료를 바탕으로 등정 진위 여부를 조사한 것 중 가장 큰 쟁점은 논란 있는 몇 개의 봉우리 때문이다. 

   안나푸르나, 다올라기리, 마나슬루, 칸젠중가 등이 그곳인데 정상의 돌출부가 여러 곳이거나, 솟은 바위에 길이 막히고 바뀌거나, 고난도 칼날 능선 등 때문인지 유독 논란이 끊이지 않았었다. 수많은 등정 주장이 실은 정상을 찍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올라선 곳이 가장 높은 곳인줄 알았던 단순한 착오, 지금은 축적된 자료와 첨단 장비가 있지만 십수 년 전 까지만 해도 그걸 증명하고 확인할 방법이 기술적으로 부족했었다. 물론, 정상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등정 의혹이 불거진 몇몇 산악인들은 그 산을 다시 찾아 진짜 정상을 오른 후 불명예를 씻기도 했다. 어쨌거나 이 발표에 따르면 산악계의 전설, 라인홀트매스너, 예지 쿠쿠츠카 등도 모두 1~2개 정도 실제 정상을 못 갔다고 한다. 

   8명이라는 한국인 완등자도 마찬가지. 이 연구진의 발표는 신랄하다. “8,000m 등반의 역사는 완전히 다시 써야 한다. 고의든 과실이든 틀린 건 틀린 것이다”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그에 관한 정보를 달라고 했다. 몇몇 산악인이 인정했으나 개인 차원일 뿐 국가 단위 포함 해외 산악계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현재, 세계 산악계의 변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느닷없는 사태로 한국산악계가 시끄럽다. 

   시간을 거슬러, 2010년 4월, 마나슬루봉(8163m) 등정으로, 여성 세계 최초  14좌 완등이라는 새 역사를 썼던 오은선 대장(당시 44세). 금의환향한 그녀는 언론에 대서특필 되고 축하와 찬사 속에 영웅 대접을 받는다. 그리고 각종 매스컴의 열기가 한풀 꺾일 때 쯤, 2009년 5월 등정했던 칸첸중가봉(8,586m)에 대한 등정 의혹이 터진다. 칸첸중가 등정이 그녀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것이다. 방송(sbs 그것이 알고 싶다)과 세계 산악 기록기관(히말라얀 데이터베이스), 한국산악계 진상 조사 위원회, 심지어 칸첸중가 등정을 함께 했던 2명의 셰르파조차 그녀의 정상 등정을 부정했다. 그럼에도 그녀의 등정 주장은 초지일관이었다.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여성 세계 최초 14좌 완등은 이미 스페인의 에두르네 파사반을 공인하고 있다. 무소의 뿔처럼, 누구와도 마다치 않던 그녀의 싸움도, 그 논란도,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거의 잊혀졌다 싶었는데 십수 년이 지난 2023년, 그녀의 석사학위 논문에서 칸첸중가 등정 의혹 논란 당시,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은 고 박영석, 김재수 대장 등 선배 산악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한국 산악계가 남성 중심적, 권위적이고 여성 차별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소모적인 논쟁을 재점화시키며 사람들의 피로감을 가중시키고있다. 한때 정상 사냥꾼이라는 비판마저 들었던 한국 산악계의 등정주의에서, 세계 산악계의 가치 부여는 과정이 중요한 등로주의로 이미 한참 와있는데 시대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있는 우물 안 개구리식 한국 산악계의 혼란이 자못 안타깝다.

   이상 기후 영향인지 최근의 날씨가 심상치 않다. 계속되는 겨울 폭풍으로 강풍과 폭우, 폭설이 빈번해지고 원래 눈이 잘 내리지 않는 낮은 고도까지 많은 양의 눈과 비가 내렸다. 부주의한 등산으로 사망, 실종 사고도 이미 여러 건 발생하여, LA 근교 수많은 등산로가 폐쇄되는 등 철저히 통제되고 있어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 몇군데 되지 않는 게 이즈음 실정이다. 다행히 밸리에서 가깝고 낮은 고도에도 많은 눈이 내려 눈 산행에 안성맞춤인 Mt. Lukens(5,080 ft)를 찾았다.

   Deukmejan Park. 발음하기 애매한 이 이름은 80년대 알메니안계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이름에서 유래했단다. 올 때마다 여유로웠던 주차장이 궂은 날씨에도 이미 만원이다. 선택지가 별로 없는 등산객들이 모두 이곳으로 몰린 것이다. 트레일 표지판에서 직진하고 이어 만나는 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나무숲과 벤치를 지나 Dunsomore Canyon Trail로 완만한 경사로를 오른다. 낮은 기온 속, 매서운 바람이 옷 속을 파고든다. 마주친 삼거리에서 Cresenta View Trail 오른쪽 방향으로 접어들고 잠시 후 성조기가 있는 작은 돌무더기 쉼터에서 눈길 산행에 대비, 크램폰을 착용한다. 이 산에서 크램폰을 신을 줄이야! 3마일여 지점 등산로가 완만해지고 넓어지며 Lukens Road 로 이어진다. 하늘과 지평선의 구분이 모호할 만큼 안개와 짙은 구름이 내려앉아 아쉽게도 멋진 시티뷰와 마운틴뷰는 오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오랜만에 느껴본 발밑에 사각거리는 눈길 등산로와 흠뻑 눈을 뒤집어쓴 Mt  Lukens 의 평소와 전혀 다른 은백색 모습이 이리 장엄하기까지 할 줄이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향기가 온몸으로 뜨겁게 피어오른다.

   거리; 왕복 9마일.  등반고도; 2800 ft .  난이도; 3 .  등급;  3  . 가는길; 118(E)- 210(E)- Pensylvenia Ave 내려- 좌회전- Foothill Blvd 좌회전- Newyork Ave 우회전-Markridge  Rd 좌회전- 좌회전하면 Deukmejan Park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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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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