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1년 새해는 소의 해다. 소띠 중에서도 흰소띠라고 한다. 예로부터 흰색의 동물이 태어나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새해에도 좋은 일 많기를 바란다. 

  소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긴 세월 사람들의 삶 속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자 삶의 터전이었다. 농경시대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소는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다.   

  인내력이 강하고 신의가 두텁고 정직하며 근실한 소는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황희 정승의 젊은 시절, 누렁소와 검정 소 이야기도 좋은 가르침을 준다. 조선 시대 실학자 이수광이 1614년에 편찬한 <지봉유설>에 나오는 유명한 이야기다. 

  조선시대의 명재상하면 황희(黃喜) 정승이 벼슬 초기시절 잠시 암행어사로 함경도지방을 돌때의 이야기다. 그 지방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소 두 마리로 쟁기질을 하는 노인을 만나는데, 다짜고짜 묻기 보다는 처음에 말을 부드럽게 붙이려고 노인을 불렀다. 

  “어르신! 두 마리 소중에 어떤 놈이 일을 더 잘합니까?” 

  그러자 노인은 하던 일을 멈추고 소를 세우며 밖으로 나왔다. 황희의 옷소매를 끌면서 정자나무 뒤로 돌아가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누렁이는 일도 잘하고 고분고분 말도 잘 듣는데, 검정 소는 힘은 좋으나 꾀가 많아 다루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황희는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으며 노인에게 다시 묻는다. 

  “아니 어르신 그게 무슨 비밀이나 된다고 거기서 말씀하시면 될 것을 여기까지 오셔서 그것도 귀에 대고 말씀 하십니까?” 

  그러자 농부 어르신의 대답은 이러했다.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일지라도 저를 미워하고 좋아하는 것은 다 안답니다. 내가 거기서 이야기 했더라면 좋다고 한 놈은 괜찮겠지만 싫다고 한 놈은 얼마나 서운해 하겠습니까.

  저놈들이 어찌 사람의 말을 알아들으랴 싶지만 나를 위해 힘껏 일하는데 그놈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이때 황희는 노인의 사려 깊은 행동에 감동을 받아 사람을 직접 비교하는 일이 없었다. 

  황희는 너그러웠지만 큰일에는 시시비비를 가리며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양녕대군을 세자 자리에서 폐할 때 원칙을 흐린다고 홀로 반대하여 태종에게 미움을 사 남원에 5년 동안 유배를 간적이 있었다. 

  그 뒤 태종은 아들 세종에게 임금 자리를 물려주고 황희를 불러 중책을 맞기며 황희와 화해를 시킨 것이다. 그래서 세종은 자기를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승으로 발탁하여 때로는 신하처럼 스승처럼 모시고 나이가 너무 많아 물러난다고 해도 황희를 놓지 못한다. 

  황희와 세종은 이렇게 돈독하게 지냈으며 세종이 승하한지 2년 뒤 90의 나이로 당시에 매우 장수하며 청백리로서 모든 관리들의 모범적 인물로 추앙받고 지금까지도 명재상으로 오르내린다.


  1. <역설적 십계명‘그래도’> 켄트 M. 키스

    2024년 희망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4년은 푸른 용(靑龍)의 해랍니다. 여러분 모두 그렇게 푸르고 힘차시기를 빕니다. 새해의 모든 날들이 평화롭고, 사랑으로 가득하기를 빕니다.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그런 바램이 한층 더 간절해집니다. 참 어지럽게 돌아...
    Date2023.12.29 ByValley_News
    Read More
  2. 따스한 위로의 말 -자료 정리: 장소현 (시인, 극작가-)

    <광화문글판>은 서울 광화문광장 부근의 교보생명 사옥에 내걸린 대형 글판이다. 1991년부터 시작되었고 매년 계절마다 총 네 차례씩 문구를 변경한다. 윤동주, 고은, 정호승, 도종환, 김용택, 공자, 헤르만 헤세 등 동서양의 현인과 시인들의 작품 한 글귀를...
    Date2024.01.29 ByValley_News
    Read More
  3.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성장한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 어록-

    <편집자의 말> 손흥민 선수는 더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그 뒤에는 탁월한‘축구 홈스쿨링’으로 오늘날의 손흥민을 키워낸 아버지 손웅정 SON 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있습니다. 손흥민은“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
    Date2024.03.01 ByValley_News
    Read More
  4. 아들의 죄를 대신 갚은 아버지

    <편집자의 말> “왜 이민 왔느냐?”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대답은‘자녀 교육을 위해서’일 것입니다. 하지만… 자녀 교육이 희망처럼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은 아니지요. 이민가정의 자녀교육 이야기를 모으면 엄청난 책이 될 겁니...
    Date2024.04.03 ByValley_News
    Read More
  5.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편집자의 말> 5월은 <가정의 달>, 사랑과 감사의 달입니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스승의 날 등 가정과 관련한 날들이 있고, 무엇보다도 어머니의 큰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는 어머니날이 있습니다. 한편, 5월15일은 유엔이 정한...
    Date2024.05.01 ByValley_News
    Read More
  6. <짧은 소설> 춘자야, 연탄 갈아라!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내가 처음 미국에 와서 새로 생긴 한인 신문사에서 일할 때였으니까 아주 옛날 일이다. 그때, 내가 일하던 신문사는 큰 길가에 있었다. 그 동네에는 건들거리는 흑인들이 많았고, 조심하지 않으면 큰 코 다친다는 친절한 가르침을 무수...
    Date2024.06.04 ByValley_News
    Read More
  7. 가장 착한 것은 물과 같다. <노자 도덕경> 제8장 상선약수(上善若水)

    <편집자의 생각> 물이 없으면 만물은 살 수가 없습니다.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지요. 그래서 생명수(生命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물이 점점 말라가고 더러워지고 있습니다. 물을 돈 주고 사먹어야 하는 날이 올 줄이야… 불균형도 갈수록 ...
    Date2024.07.01 ByValley_News
    Read More
  8. <계절의 글> 미국은 정말 아름다운 나라인가?

    올해 7월4일만은 그저 노는 날로만 허투루 보내지 말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하리라 마음먹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꼽아보니 45년도 넘게 이 나라 한 귀퉁이에서 살아왔는데, 이 나라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독립기념일을 ...
    Date2024.07.01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