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은 독서의 계절… 요즘도 그런 말이 통하는지 모르겠네요. 바야흐로 <독서>라는 말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서글픈 소식이 들려옵니다.
  “책 속에 길이 있다.”
  “하루라도 책을 안   읽으면 입 안에 혓바늘이 돋는다.”
  이런 말들도 박물관 진열장에 처박힌지 오래다지요? 사람들이 저마다 손에 들고 있는 전화기만 노려보며 신령님처럼 믿고 있는 세상이니 그런 한탄이 나올 만도 하지요.
  세상이 참 짜증스럽게 돌아갑니다. 날이 갈수록 더 심해져가는 것 같아요.
  이런 때는 만사 잊고 시원한 나무그늘에 앉아 좋은 책이라도 읽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팔자 늘어진 소리 작작하라구요? 아닙니다. 아무리 삶이 바쁘고 팍팍해도 가끔은 그런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 삶에도 여백이 필요하거든요.

  독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생각나는 일화가 있습니다.
  한 소년이 방바닥을 뒹굴뒹굴 거리며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니가 조용히 타이릅니다.
  “얘야, 책을 그렇게 누워서 읽으면 못쓴다. 그 책을 쓰신 분이 얼마나 힘들여 썼을 지를 생각해 보려무나”
  그 뒤로 소년은 책을 읽을 때는 단정하게 앉아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공손하게 읽었다.
  오래 전 아폴로 박사로 유명했던 조경철 박사의 이야기입니다. 

  종이책 위기론이 나오는데도, 책이 무척 많이 나옵니다. 넘쳐날 지경이지요. 대한출판문화협회라는 기관의 출판 통계를 보면, 한국에서는 연간 약 6만종의 책이 발행된다고 합니다. 매일 164종의 신간서적이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 숫자에는 참고서, 만화 같은 것도 포함된 것임.) 참 굉장합니다.
   그런데, 요즘의 디지털 사람들은 긴 글, 골치 아픈 글은 안 읽는다지요? 종이책은 아예 가까이 하지 않고… 이건 참 큰일입니다. 제가 글쟁이라서 하는 말이 결코 아니예요.

   종이책 안 읽으면, 뇌 안의
   깊이 읽기 회로가 사라진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종이책 안 읽으면, 뇌 안의 ‘깊이 읽기 회로’가 사라지고, 디지털로 읽는 ‘겉핥기식 독서’는 비판적 사고와 공감력을 떨어뜨리며, 특히 지적(知的) 성숙이 진행중인 청소년들은 가짜 뉴스 희생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인지신경학자이자 ‘읽는 뇌’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자인 매리언 울프의 저서 <다시, 책으로>에서 몇 가지를 인용해봅니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이 매일 다양한 기기를 통해 소비하는 정보의 양은 평균 약 34기가바이트, 10만개의 영어 단어에 가까운 양이다. 
  그러나 이처럼 무차별적인 정보를 가볍게 읽는 것은 단지 오락일 뿐, 깊은 사고를 증진할 수 없다.”

  “디지털 읽기를 계속하면 종이책을 읽을 때 구축된 뇌의 ‘깊이 읽기 회로’가 사라지고, 따라서 깊이 읽기의 결과물인 비판적 사고와 반성, 공감과 이해 등을 인류가 잃어버릴 수 있다. 뇌의 가소성(可塑性) 때문에 한번 디지털 읽기에 최적화된 뇌 회로는 좀처럼 예전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체내 플랫폼에 고유한 배경 지식을 저장한 독자 집단으로부터 서로 유사한 외부 지식 서버에 의존하는 독자 집단으로 변해가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도 알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가짜 뉴스나 불확실한 정보의 희생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디지털 읽기는 종이책 읽기와 읽는 방식부터 다르다고 합니다. 디지털 읽기의 표준은 ‘훑어보기’지요. 스크린으로 읽을 때 우리는 지그재그나 F자형으로 텍스트를 재빨리 훑어 맥락부터 파악한 후 결론으로 직행합니다.
  소설 한 편을 곱씹어 읽을 때 뇌는 소설 속 등장인물의 감각을 그대로 체험합니다. 인간이 독서를 통해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을 키울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원리 덕분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여섯 단어만으로 된 헤밍웨이 아주 짧은 단편소설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팝니다: 아기 신발, 사용한 적 없음)을 읽는 순간 가슴이 저려 오는 독자라면 ‘깊이 읽기’가 체화된 것이라는 겁니다. 그간의 독서로 축적된 배경 지식이 왜 이 글 속의 아기 신발이 사용된 적이 없는지를 단번에 추론하게 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날 때부터 디지털 읽기에만 노출된 젊은 세대의 경우 이 문장에서 아무런 심상도 떠올리지 못할 수 있다고 하는군요.
  울프는 디지털 시대의 아이들에게도 ‘종이책 읽기’라는 <고향집>을 지어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종이와 디지털 모두 균형 있게 읽을 수 있는 양손잡이 읽기 뇌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죠.
  특히 두 살 이전의 아이에게는 디지털 기기와의 접촉을 제한하고, 2~5세 아이가 하루 두 시간 넘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라고도 권합니다.  엄마들이 기억해야 할 조언입니다. 한번 디지털 읽기에 최적화된 뇌 회로는 좀처럼 예전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유튜브 다음은 다시 종이책

  한편,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은 유튜브 다음은 다시 종이책일 것이다, 아날로그에 굶주려 있는 사람들은 만질 수 있는 것을 그리워하고 있다, 증강현실(AR)의 시대가 온다고 해도 영혼까지 들어갈 수 있는 매체는 영원히 새로울 종이책과 문학뿐일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결국 앞으로 새롭게 출현해올 것은 잠시 사라지고 있다고 믿었던 종이책과 문학이라고 생각해요. 문학이 다루는 인간의 삶과 죽음, 고통, 사랑, 슬픔 등은 영원히 새로운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종이책에는 전자책으로 대체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독서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책을 많이 읽고 나면 강해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책을 바빠서 못 읽는 시기엔 사람이 희미해진달까, 좋은 상태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느껴요. 책에 대한 허기가 져서 며칠 동안 정신없이 책을 몰아서 읽으면, 어느 순간 충전됐다, 강해졌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책을 읽지 않을 땐 자신이 부스러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읽고 나면 부스러졌던 부분이 다시 모아지는 느낌이 있어요.”
  자신감이 충전된 느낌! 이건 대단히 소중한 것이죠. 부디 이 가을 좋은 책을 통해 지친 영혼을 충전하시기 바랍니다.<*>책.jpg

 


  1. 코로나 이후 전개될 신인류시대는?

    “개인의 이익만 강조하고 공공의 삶을 약화시키는 세상에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외롭다.” “세계적 보건위기는 마술처럼 여겨졌던 시장자본주의의 실패를 증명했다. 모든 것이 시장자유주의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
    Date2020.10.31 ByValley_News
    Read More
  2. 보통 사람의 큰 애국-<북창동 순두부> 창업자 고(故) 이희숙 대표

    생각해보면 애국이란 특별하고 대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 한 사람 한사람이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 그것이 곧 애국이다. 세계를 들썩이는 방탄소년단, 스타플레이어 류현진 선수, 세계적 피아니스트 조성진 같은 이들처럼 큰 성공...
    Date2020.10.02 ByValley_News
    Read More
  3. 코로나가 인류에게 보낸 편지

    <편집자의 말> SNS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글 하나 소개합니다. 많은 분들이 읽고 생각하기를 바랍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을 코로나의 입장에서 바라본 글입니다. 코로나가 인간에게는 엄청난 재앙이지만, 인간들 외에 지구의 다른 생물들에겐 축복...
    Date2020.10.02 ByValley_News
    Read More
  4. 무슨 뾰족한 수 없을까?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지도자의 존재가 중요해집니다. 당연한 이야기죠. 앞이 잘 안 보이는데, 누군가 정확하게 방향 제시를 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우왕좌왕 좌충우돌 혼란 더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의 현실이 바로 그렇습니다. ...
    Date2020.08.25 ByValley_News
    Read More
  5. 웃음으로 마음의 여유를...

    어쩐지 전염병이 오래갈 전망입니다. 이런 식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많고 뒤숭숭하네요. 언제 끝날지 알 수조차 없으니 더 막막하지요. 날은 무더워 짜증나고, 집안은 지겹고, 마스크는 답답하고, 시원하게 웃을 일도 없고, 어디로 여행이라...
    Date2020.07.25 ByValley_News
    Read More
  6. 코로나 이후의 세상, 인종 갈등

    7월 4일은 독립기념일, 우리가 살고 있는 아메리카 합중국의 생일입니다. 미국의 가장 큰 명절이지요. 평소 같으면 폭죽을 터트리며 축제 분위기로 떠들썩할 텐데… 놀러 다니기도 좋은 계절이죠. 하지만,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세상이 워낙 어수...
    Date2020.06.24 ByValley_News
    Read More
  7. 70년 전 6월 25일의 기억

    “임시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임시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새벽 북한 공산군은 38선 전역에 걸쳐 전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안심하십시요. 우리 국군이 건재합니다. 거듭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6월2...
    Date2020.06.24 ByValley_News
    Read More
  8. 세계가 칭송하는 한국인들의 시민의식

    봄은 분명히 왔는데 도무지 봄 같지 않은 수상한 나날이 조금 더 이어질 모양입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풀리겠지요. 답답하고 지루한 집콕살이가 풀리면 밖에는 벌써 여름이 와있으려나? 찬란한 봄이 다 가버리기 전에 바깥나들이를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네요. ...
    Date2020.04.24 ByValley_News
    Read More
  9. 따스한 위로가 필요한 시절

    코로나 19 때문에 세상이 온통 뒤숭숭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잦아들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좋은 소식이 없네요. 전 세계로 번져나가는 모양새가 아무래도 빠른 시일 안에 잡힐 것 같지는 않아 보여 불안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역도 안심해도 된다...
    Date2020.04.09 ByValley_News
    Read More
  10. 제정신으로 조용히 살고파라!

    정이월 다 가고 삼월이라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며는 이 땅에도 봄이 찾아온다네 산과 들을 뒤덮은 초록색이 너무도 눈부시게 곱습니다. 산불로 시커먼 폐허가 되었던 땅에서 씩씩하게 돋아나는 생명이라서 한층 더 아름답네요. 새롭게 태어나는 봄을 맞...
    Date2020.02.22 ByValley_News
    Read More
  11. 어른 모시기, 어른 되기!

    새해 인사를 나눈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나가버렸네요. 세상이 아무리 어수선해도 지구는 돌고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옵니다. 봄이 오고, 온 세상이 싱그러운 초록색으로 변하는 것처럼… 세상이 어지럽고 어두울수록 큰 어른이 그...
    Date2020.01.27 ByValley_News
    Read More
  12.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2020년 희망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도 여러분 모두 복 많이 지으시고,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 땀 흘린 만큼 충실하게 거두는 나날이기를 빕니다. 하루하루를 정성껏 살다보면 뜻하는 바가 마침내 이루어지겠지요. 그렇게 믿습니다. 지난 2019년 한 ...
    Date2020.01.08 ByValley_News
    Read More
  13. 천개의 바람이 되어...

    어느덧 또 한 해가 저무는군요. 올해 농사는 어떠셨는지요? 농사고 뭐고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서 대단히 고달프니, 부디 새해부터는 좀 조용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하시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새해에도 조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선거가 있으니 ...
    Date2019.11.23 ByValley_News
    Read More
  14. 한글과 세종대왕의 민주주의 지식혁명

    지난달에는 큰 경사가 있었죠. 단순한 경사가 아니라 우리의 민족적 자긍심을 한껏 드높여준 일이었지요. 캘리포니아주 상하원에서 만장일치로 우리의 한글날인 10월9일을 <Hangul Day>로 제정하고, 공식적으로 기념한 일말입니다. 이제부터 해마다 10월9일은...
    Date2019.10.24 ByValley_News
    Read More
  15. 디지털 시대의 독서와 뇌 회로

    가을은 독서의 계절… 요즘도 그런 말이 통하는지 모르겠네요. 바야흐로 <독서>라는 말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서글픈 소식이 들려옵니다. “책 속에 길이 있다.” “하루라도 책을 안   읽으면 입 안에 혓바늘이 돋는다...
    Date2019.10.24 ByValley_News
    Read More
  16. 내 양심은 어디에?

    참 덥네요. 온 지구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양이니 이상기후가 맞긴 맞는 모양입니다. 지난 지진 때 많이 놀라셨죠? 땅이 흔들리니 정신이 울렁울렁 어지럽더군요. 부디 큰 것(빅원)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빕니다. 물론 철저한 대비는 꼭 필요합니다만! 뭐 시...
    Date2019.09.06 ByValley_News
    Read More
  17.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우리 밸리 한인들의 단결된 정치적 힘을 제대로 보여줘야 할 때가 왔습니다. LA시 12지구 보궐선거 개표 최종집계 결과, 존 이 후보가 2위로 8월13일에 실시되는 결선 진출이 확정됐습니다. 지난 6월5일 잠정집계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발표돼, ...
    Date2019.07.12 ByValley_News
    Read More
  18. 당당한 어른이 그립다

    어느새 올해도 절반이 지나가고 있군요 두루두루 건강들 하시죠? 그나저나 투표는 하셨는지요? 12지구 시의원 뽑는 선거 말입니다. 혹시 안 하셨으면 꼭 하시기 바랍니다. 6월4일(화)이 투표일입니다. 해야 할 일을 안 하면 나중에 큰소리치기 어려워지는 법...
    Date2019.06.04 ByValley_News
    Read More
  19. 정겨운 사투리 시(詩) 몇 편

    정겨운 사투리는 한국말의 아름다움 중의 하나입니다. 새해를 맞으며, 그리운 고향생각,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 생각 아련하면 저절로 정겨운 사투리가 떠오르지요. 그렇게 사투리는 우리 정서의 밑바닥을 이루는 뿌리입니다. 정치판에서는 양두구육(羊頭狗肉)...
    Date2019.02.04 ByValley_News
    Read More
  20. 새해 황금돼지 꿈꾸세요.

    희망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도 여러분 모두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복도 많이많이 지으시고, 많이 베푸시구요… 2019년 새해는 돼지의 해입니다. 그것도 황금 돼지해라는군요. 예로부터 돼지는 부와 풍요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지요. ...
    Date2019.01.03 ByValley_News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